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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 우송대교수 '연암 박지원 소설' 번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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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연암 선생은 사회를 냉정하게 통찰한 뒤 사회상을 반영한 소설을 집필했습니다."
대전지역 사립대학에서 강의 중인 벽안(碧眼)의 외국인 교수가 최근 조선시대 실학사상가인 '연암 박지원 선생'이 지은 단편소설 10편을 영어 번역본으로 출간해 화제다.
6일 우송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 대학 솔브릿지국제대학 아시아연구소 소장으로 근무 중인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Emanuel Pastreich) 국제경영학과 교수가 서울대출판사에서 '양반전'과 '허생전', '열하일기' 일부 등 18세기 문학가인 연암 선생의 소설 10편에 대한 영문 번역본을 펴냈다.
현재 미국에 있는 이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문화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2005년부터 작업을 해왔다"며 "지금까지는 허생전과 양반전에 대한 영문 번역본이 있었는데, 다른 단편과 열하일기까지 포함된 번역본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학원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의 고전소설을 연구했는데, 이때 연암 선생의 소설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연암은 소설을 활용해 사람의 의식을 바꿀 수 있다고 봤고, 또한 현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존경하는 지식인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연암 소설의 특징은 일단 사람들을 아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농민이나 거지, 노동자 등 낮은 신분의 사람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며 "18세기 조선시대 문학에서는 찾기 어려운 세속적인 부분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체 자체는 상당히 어려운 한문이라서 번역이 어렵지만, 그가 묘사한 등장인물은 낮은 신분이다"라며 "문체는 굉장히 높고 신분은 낮은 모순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연암은 조선이 근대화돼 가는 과정에서 의식 있는 지식인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연암은 열하일기에서 만주족의 청나라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동시대 다른 지식인들은 명나라만 챙기고 청나라는 인정하지 않고, 자세히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결국 청나라가 중국을 지배하게 됐는데 연암은 청나라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세상을 통찰했다. 그런 의미에서 연암 같은 지식인에게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예일대와 일본 도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1997년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부교수와 주미한국대사관 자문관, 생명공학연구원.원자력안전기술원 자문관 등을 역임한 뒤 우송대 국제경영학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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